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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기질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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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4-09-21 14:29 조회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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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기질의 추억

 아침부터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강한 폭염은 마치 뜨거운 총탄을 나를 향해 마구 쏘아대는 느낌이 들면서 피부 여기저기가

따가우면서도 뜨겁게 느껴져 재빨리 숲속으로 몸을 피했더니 시원한 바람과 함께 어디선가 울려 퍼지는 매미의 쓰르라미가

 

 

‘여름은 어서 빨리 우리 곁에서 떠나라!’ 외치는 것 같았다. 선배 한 분과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면서 문득 바라본

TV에서 평화로운 시골 모습이 펼쳐지며 황소 한 마리가‘음~메~!’ 하며 클로즈업되자 영감님께서 지게에 쟁기를 싣고 소를 몰고

 

 

논으로 향하는 모습이 방영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선배께서 “나도 옛날에는 쟁기질을 많이 했는데!” 하며

그 시절이 많이 그리운 표정이어서 “쟁기질은 언제 하셨는데요?” 물었더니 “그러니까 한 50년 전쯤 되었을까?” 하면서

 

 

가만히 그 시절로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니까 내가 한 스물 대 여섯살쯤 되었을까? 그런데 그 시절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관리기나 트랙터가 없던 시절이어서 논이나 밭을 갈려면 모두 소를 이용한 쟁기질을 하든지 아니면 삽으로 파서

 

 

모든 작물을 갈아먹던 시기였는데 어느날 우리 아버지께서 시장에서 어린 소 한 마리를 사 오셨어!” “어린 소라면 어떤

소를 말씀하시는데요?” “그러니까 사람으로 치면 열 대 여섯살에서 스물 한 두 살 정도 되는 청소년기를 벗어난 정도라고 할까?

 

 

하여튼 그 정도 되는 소가 쟁기질 가르치기에 가장 알맞거든.” “그러면 쟁기질을 가르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우선 헌 타이어 큰 걸 하나 구해서 거기에 커다란 돌을 한 개 올려 소에 멍에를 씌워 소달구지처럼 도로 같은 곳을 끌고 다니거든.”

 

 

“그러면 사람도 같이 걸어야 하겠네요?” “물론이지! 그리고 조금 훈련이 되면 이번에는 돌 두 개를 올려 더 먼 거리를

끌고 다니고, 또 그게 잘되면 더 큰 돌을 올리고 하는 식으로 근력을 키운 다음 이번에는 논두렁 밭두렁 같은 곳으로 끌고 다니면서

 

 

‘이리! 저리! 서! 가!’하는 식으로 실전에 가깝게 훈련을 시키는데 소들이 온순해서 잘 따라다니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반항하는 소들도 있어!” “반항한다면 어떤 식으로 하는데요?” “멍에를 벗어버리고 도망치는 소도 있고 또 멍에를

 

 

씌우려고 하면 주저앉거나 갑자기 뛰거나 하기도 하였거든.” “그러면 그런 소는 어떻게 되는데요?” “옛날에 시골에서

소를 기를 때는 물론 비육우로 살을 올려 파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고 쟁기질한다거나 또 달구지를 끄는

 

 

일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인데 그런 일을 못 하면 대부분 도살장으로 끌려가 수명이 짧아지기 밖에 더 했겠는가?” “그러면

형님께서도 그런 소를 기른 적 있었나요?” “왜 나라고 그런 일이 없었겠는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데요?”

 

 

“아까도 말했지만 약 50년 전 내가 스물 칠팔 살 무렵 아버지께서 우시장에서 사 오신 소를 잘 훈련을 시켜, 드디어

우리 집 건너 조금 높은 밭으로 데려가 밭을 갈기 시작하는데 처음 훈련을 시작하였을 때는 그렇게 말도 잘 듣고 순하기만 하던

 

 

소가 멍에를 씌우고 쟁기를 달았더니 내가 보기에도 조금 눈빛이 이상해진 것 같더니 ‘좌로! 좌로!’ 하면 우로 가고,

‘우로! 우로!’ 하면 좌로 가고, ‘서!’하면 가고, ‘가!’하면 서고, 완전히 반대로 행동하는데 이거 정말 사람

 

 

환장한다는 말이 여기서 나오는 것 같더라고.” “정말 그랬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셨는데요?” (암소와의 만남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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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상징 코스모스가 금년에도 어김없이 예쁘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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