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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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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상진 작성일24-06-01 14:46 조회4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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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생긴 일

 ‘오~로~록~오깨옥!’이른 아침 어디선가 휘파람새의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자 빨간 진달래, 노란 개나리,

하얀 목련꽃이 서로 시샘이라도 하듯 예쁘게 피어나는데 엊그제 찾아온 별로 반갑지 않은 불청객 황사(黃砂)가 푸른 하늘을

 

 

점령한 채 물러가지 않고 있어 ‘어떻게 하면 황사를 멀리 보내 버릴 수 있을까?’ 괜한 생각을 해 보았다. 오늘은 일 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신장(腎臟) 검사를 받는 날이어서 광주 대학병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원무과를 거쳐 비뇨의학과에서

 

접수를 요청하였더니 담당 간호사께서 “오늘 예약 시간이 10시 30분인데 늦으셨네요.” “버스 시간이 변경된 데다

비까지 내려 차가 속도를 내지 못하다 보니 늦었습니다.” “그러셨군요. 어쨌든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저쪽 환자 대기석에

 

 

앉아 기다리시면 순서가 되면 불러드리겠습니다.” “잘 알았습니다.”하고 대기석에 앉았는데 “김 아무개님!” 부르자

“예! 여기 있습니다.”하고 80대로 보이는 영감님께서 대답하자 “교수님께 가세요.” 하자 70대로 보이는 할머니 한 분과

 

 

아들 부부로 보이는 젊은 사람이 양옆에 팔짱을 끼고 천천히 진료실로 들어가자 방금 방에서 나왔던 50대의 남자에게

“선생님께서는 처방해 드린 약을 모두 드시고 3개월 후에 다시 오셔야 하는데 그때도 일주일 전에 미리 검사를 받고 오셔야겠네요.”

 

 

“3개월 후에 또 검사를 받으라고요?” “네!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검사를 안 받고 그냥 약만 처방해 주시면 안 될까요?”

“그러면 병(病)의 진행 상황을 알 수 없는데 어떻게 처방하겠습니까?” “물론 저도 그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검사 비용도 만만치 않은 데다 또 직장의 자리도 자주 비울 수 없다 보니 정말 힘드네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아무리 힘이 들더라도 건강을 되찾는 것이 최우선이니 우선 힘이 들더라도 검사를 받으시게요.” “예! 잘 알았습니다.”하고

 

 

밖으로 나가자 옆에 앉아있는 50대의 남자가 “선생님! 지금 내가 한 시간도 넘게 지달렸는디 내 순서가 올라문 안직 멀었어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데요?” “김 아무개인데요.” “여기 대기 환자 명단을 보시면 세 번째니까 잠시만 더 기다리면 될 것 같네요.”

 

 

“아! 그렇구나! 잘 알았습니다.”하는 순간 80대로 보이는 영감님 한 분이 담당 간호사에게 “나 뭣잔 물어봅시다.”

“무엇을 물어보시려고요?” “아니 아까 저그서 처방전을 줘서 약국에 가서 약을 지어주라 그랬드니 ‘여그는 그런 약이 없다!’

 

 

함시로 안 지어주드란 말이요. 이것을 우추고 해야 쓰께라?” “아버님! 그래서 아까 제가 처방전을 받으시면 다시

이쪽으로 오시라고 했는데 잘 못 들으신 것 같네요. 지금 아버님께서 처방받을 약은 외래약국에는 없거든요. 그러니

 

 

여기서 잠시 기다리시면 병원 약국에 준비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그라문 여그서 지다리라고?” “예! 잠시만 기다리시면

아버님을 안내해 주실 저의 직원이 오는데 그때 같이 가셔서 약을 지으시게요.” “아! 그래요? 아이고! 이라고 쉬운 것을

 

 

아까 내가 선상님 말을 잘못 들어갖고 무담시 비를 맞고 헛고생을 했구만!”하며 무척 흐믓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내 옆에 앉아있던 남자가 살며시 일어나더니 어디론가 나가는 것 같았는데 잠시 후 “김 아무개님!”하고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그러자 담당 간호사께서 “김 아무개님!” 다시 한 번 더 크게 부르더니 대답이 없자 이번에는 여러 사람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더니

다시 “김 아무개님!”하고 부르자 “나 여깃어요!”하며 사람이 모여있는 곳이 아닌 반대편 화장실 쪽에서 급히 달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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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년 5월 23일 계당산에서 촬영한 산딸나무 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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